
뉴스를 틀면 전쟁 소식이 쏟아집니다. 사상자 수, 폭격 영상, 외교 회담. 그런데 저는 솔직히 그 뉴스들을 보면서 자꾸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내 장바구니 물가랑 무슨 상관이지?"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우리 경제가 바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그게 과연 맞는지 이번에 진지하게 따져보게 됐습니다.
전쟁이 끝나도 기름값이 안 떨어지는 이유
일반적으로 종전이 선언되면 유가가 빠르게 안정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상황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그 믿음은 절반만 맞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전쟁으로 국제 유가는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두바이유는 한때 160달러에 육박했습니다. 여기서 WTI란 미국 서부 텍사스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가격으로, 전 세계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 지수입니다. 종전 이후 각국이 유조선에까지 비축해 두었던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서 단기적으로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전쟁 이전 수준인 배럴당 58달러까지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서는 80~90달러 사이에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PPI(생산자물가지수)와 CPI(소비자물가지수)의 시차입니다. PPI란 생산자가 상품을 팔 때 받는 가격의 평균 변동률을 나타내는 지표이고, 이것이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CPI, 즉 우리가 실제로 마트에서 체감하는 소비자 물가에 반영됩니다. 제가 직접 가계부를 쓰면서 느끼는 건데, 기름값이 오른 뒤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이 실제로 오르기까지 이 시차가 정말 존재합니다. 한번 흔들린 물가는 즉각적으로 진정되지 않는다는 게 제 경험상 맞는 이야기입니다.
핵심 포인트:
- 종전 직후 원유 재고 방출로 국제유가 단기 급락 가능성 있음
- 그러나 전쟁 전 가격 수준 회복은 현실적으로 어려움
- PPI → CPI 반영까지 최소 3~6개월의 시차 존재
- 올해 연말까지는 물가 상승 압력이 미세하게 지속될 전망
호르무즈 해협, 이제는 통행료를 내야 하는 시대
이란이 그냥 얻어맞고 끝낼 나라라고 생각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게 너무 단순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이란 입장에서 이번 전쟁은 인프라가 망가지고, 수익이 막히고,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상황입니다. 그 상태에서 아무 조건 없이 물길을 열어줄 가능성은 낮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길목입니다(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이란이 이 해협을 완전히 막는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택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이란은 제재 국면에서도 자국에 우호적인 국가들의 선박은 통항을 허용해 왔습니다.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해 준 나라, 미국 편이 아닌 나라의 배는 지나가게 해주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후티 반군까지 수에즈 운하 방향으로 통행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에즈 운하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항로로, 이 길이 막히면 선박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야 하며 운송 기간이 2주 이상 늘어납니다. 운송비가 오르면 그게 고스란히 원가에 반영됩니다. 어느 쪽을 지나든 해상 보험료(운송 위험을 커버하는 보험 비용)가 오르고, 운항 거리가 늘어나면 연료비도 더 들어갑니다. 제가 직접 써봤다기보다는, 장을 보면서 이미 그 결과를 느끼고 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미국은 이 상황에서 "우리가 손을 뗄 테니 너희끼리 알아서 해결해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세계 경찰 역할을 자처했던 나라가 동맹국들에게 각자도생을 요구하는 방식은, 과거 걸프전 때처럼 전비를 청구하던 방식과도 다릅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610억 달러의 전비 중 2/3를 걸프 인근 국가들이, 나머지를 일본·유럽·한국 등이 부담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생각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청구서가 날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출처: 미국 의회조사국(CRS)).
그렇다면 지금 투자와 물가, 어떻게 봐야 하나
많은 분들이 전쟁이 끝나면 연준(Fed, 미국 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연준이란 미국의 중앙은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여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입니다. 그 기대가 지금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번 물가 상승은 수요가 넘쳐서 생긴 게 아니라, 공급망이 막혀서 발생한 공급 사이드 충격입니다. 공급 사이드 충격이란 원자재 공급이나 물류가 차질을 빚어 물가가 오르는 현상으로, 금리를 올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 점을 언급하며 금리 조정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2025년 2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수천 명 증가에 그쳤는데, 보통 미국 경기가 좋을 때는 월 10만~15만 명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입니다. 고용 시장이 흔들린다면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를 내려야 할 명분이 생깁니다.
S&P 500 지수는 이미 200일 이동 평균선 아래로 하향 돌파했습니다. 200일 이동 평균선이란 최근 200거래일 동안의 평균 주가를 연결한 선으로, 이 선 아래로 떨어지면 시장이 중기적으로 약세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저는 이 시점이 무조건 위험하다기보다, 오히려 과거에 고평가됐던 종목들이 현실적인 가격대로 내려온 국면으로 보입니다. 다만 환율 변동성을 감안해서 투자 판단을 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결국 전쟁이 끝났다고 경제가 바로 이전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습니다. 물가는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올라가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국면일수록 단기 반등에 흥분하기보다 원자재 가격과 PPI 흐름을 한 달씩 꼬박꼬박 확인하는 습관이 훨씬 유용했습니다.
전쟁의 포성이 멈춘다고 해서 경제의 진동이 멈추는 건 아닙니다. 이번 상황을 보면서 든 생각은, 뉴스의 표면보다 그 뒤에서 움직이는 에너지 비용과 물가 흐름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다시 한번 대비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가계 지출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전문가 상담을 통해 진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