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방부의 AI 예산이 2026년 2억 달러에서 2027년 546억 달러로, 단 1년 만에 24,000% 폭증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예산의 핵심 플랫폼으로 선택된 것이 오픈AI도, 앤스로픽도 아닌 구글 제미나이라는 사실은 단순한 계약 뉴스를 훨씬 넘어섭니다. 지금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적 변화를 직접 공부하면서, 저는 제가 알던 구글과 지금의 구글이 완전히 다른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에이전틱 AI가 실제로 군대를 바꾼다는 증거
구글이 군사 플랫폼 CDAO GenAI에 에이전트 디자이너를 추가한 건 2026년 3월입니다. 에이전트 디자이너란 코딩 지식이 전혀 없어도 말로 업무를 설명하면 AI가 해당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에이전트를 뚝딱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자동화 도구는 도입 후 실제 정착까지 수개월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이 사례를 직접 들여다보니 현실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도입 후 단 5주 만에 미 국방부 직원들이 스스로 만든 AI 에이전트 수가 10만 3,000개를 돌파했고, 매주 평균 18만 건의 AI 작업이 처리되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낯선 숫자인지 실감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더 와닿습니다. 미 해군의 한 직원은 제미나이를 활용해 인사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원래 수년이 걸릴 프로젝트를 3개월 만에 완료했습니다. 또 다른 국방부 연구소장은 몇 주씩 소요되던 문서 작업 시간을 단 몇 시간으로 줄이면서 남은 예산 100만 달러를 실험실 현대화에 투입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말로 지시하면 업무가 정리되는 경험을 상상해봤는데, 그 유용함이 군 조직 전체에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 단순한 챗봇 도입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여기서 에이전틱 AI(Agentic AI)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에이전틱 AI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원하는 목표를 스스로 판단하고 여러 단계의 작업을 연속적으로 실행하는 AI를 의미합니다. 기존 생성형 AI가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이라면, 에이전틱 AI는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역할입니다. 이 개념이 군 조직에 실전 배치된 것이 현재 펜타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구글이 이 자리를 차지한 배경에는 앤스로픽과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앤스로픽은 자율 살상 무기나 대규모 감시 활동에는 AI를 사용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결국 군 계약에서 퇴출됐습니다. 반면 구글은 2025년 2월 자사 AI 원칙에서 무기 및 감시 목적 사용 금지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저는 이 결정이 기업 윤리 차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장 구조 측면에서는 이 선택이 수백억 달러짜리 시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됐습니다.
현재 이 플랫폼에 접속 가능한 미군 인원은 300만 명, 실제 매일 활용하는 활성 사용자는 이미 130만 명을 넘었습니다. 위에서 강제로 시킨 것이 아니라 군인들이 직접 써보고 자발적으로 퍼뜨린 결과입니다. 그리고 지난 4월 27일에는 제미나이 2.5 Pro와 2.5 Flash가 플랫폼에 추가 탑재됐습니다. 펜타곤 최고 데이터 책임자는 이를 두고 "미국 AI의 최전선을 대표한다"고 공식 평가했습니다(출처: 미국 국방부).
알파벳 주가, 광고 회사 할인이 사라지는 시점
시장을 공부하면서 저도 한동안 구글을 검색과 유튜브 광고로 먹고사는 회사 정도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실적 숫자를 직접 들여다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2024년 4분기 기준 177억 달러로 전년 대비 48% 성장했고, 클라우드 계약 잔고(Backlog)는 2,40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백로그란 이미 계약이 완료돼 앞으로 구글 주머니에 확실하게 들어올 예정된 매출 금액을 의미합니다. 이 수치가 1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알파벳 주가가 시장에서 오랫동안 할인된 채 거래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자들이 구글을 AI 인프라 기업이 아닌 광고 회사로만 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알파벳의 PER(주가수익비율,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시장이 해당 기업의 이익에 얼마나 프리미엄을 붙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은 동종 빅테크 대비 낮게 유지돼왔습니다. 그런데 클라우드가 분기 48% 성장을 기록하고, 군사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잡는다면 이 할인 구조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체크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글 클라우드 분기 성장률 40% 이상 유지 여부 (꺾이는 순간 막대한 설비 투자가 부담으로 전환)
- 군사 플랫폼의 기밀 등급 확장 계약 성사 여부 (비기밀에서 기밀 환경으로 확장 시 공공 매출 규모가 완전히 달라짐)
- 2027년 국방 예산 1조 5,000억 달러의 의회 통과 여부 (AI·자율성 예산 항목은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높은 편)
락인 효과(Lock-in Effect)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락인 효과란 한 번 특정 인프라를 도입하면 교체 비용이 너무 커서 사실상 바꿀 수 없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집 바닥에 수도관을 한 번 묻으면 쉽게 교체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군사 AI 플랫폼 인프라를 구글 클라우드 위에 올린 이상, 다른 클라우드로의 교체는 구조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AI 모델은 제미나이에서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어도, 그것을 돌리는 인프라 자체는 구글이 쥐고 있는 겁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알파벳을 최우선 추천주로 선정하면서 "제미나이가 검색량과 광고 수익을 끌어올리고, 클라우드 성장이 추가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월가 애널리스트 31명 중 26명이 매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출처: Bloomberg). 제가 직접 실적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연간 매출 4,280억 달러에 순수 현금만 1,27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재무 안전판도 견고합니다. 물론 내부 직원 560여 명의 공개 서한, 반독점 소송, 막대한 설비 투자 회수 속도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리스크입니다.
AI가 미국 군사 조직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건 이제 가설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흘러가고, 그 인프라를 돌리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연결된다는 구조까지 따라가다 보면, 시장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저는 이 흐름이 단기 테마가 아니라 몇 년에 걸친 구조적 변화라고 봅니다.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적어도 이 그림을 이해하고 있느냐 아니냐는 앞으로 꽤 큰 차이를 만들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